나이 든다는 것
_헨리나우웬 월터개프니, 최종훈 옮김, 포이에마

“ 이 책은 나이 듦에 관한 책이다. 너나없이 나이를 먹고 인생의 주기를 채우게 마련이므로 결국 ‘누구나‘를 위한 책이다. 눈밭에 우뚝 선 자작나무에 기대놓은 수레바퀴의 소박한 아름다움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 바퀴살에는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 한데 어우러져 이지러지지 않는 원을 만들고 그 힘이 모이는 중심축을 보여줄 뿐이다. 수레바퀴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살아내야 할 삶의 주기가 한 바퀴뿐이고, 그걸 감당하는 데서 더할 나위 없이 큰 기쁨을 얻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제 몫을 다한 낡은 수레바퀴는 삶의 역사를 들려준다. 인간은 너나없이 한 보따리의 선물꾸러미를 들고 세상에 온다. 그날부터.. ”
여름을 정신없이 보내고 가을이 돼 가면서 나이 듦을 느끼고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는 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헨리나우웬은 편안한 이미지를 주는 분이었다. ‘상처 입은 치유자’로 유명하다. 자신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었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느낀 것 같다.
“누구보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했던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과 인간의 마음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고자 애썼다.”
“당신의 고통을 두려워하지 말라, 관계가 힘들 때는 사랑을 선택하라, 서로 하나 되기 위해 상처 입고 쓰라린 감정 사이를 거닐라, 마음으로부터 서로 용서하라”
그가 남긴 유산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는 것 같다. 나에게처럼^^
수레바퀴는, 차츰 늙어가는 게 아프긴 하지만 견뎌볼 가치가 있음을 일깨워준다. 삐거덕거리며 구르는 바퀴는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인생의 사이클은 단 한 바퀴뿐이고, 길고 긴 인류 역사 가운데 지극히 작은 몫을 맡을지라도, 기품 있고 조심스럽게 그것을 감당하는 게 인간의 가장 큰 소명이다. 진흙탕을 뒹굴고 오르내리기를 되풀이하며 한 발 한 발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인생일지라도, 첫 번째 흙구덩이는 두 번째와 다르고 부침을 거듭하는 가운데도 진보가 있으며 죽음 또한 마지막 선물이 될 수 있다. P.14
나이가 어릴 때는 내가 영원할 것 같지만, 40살이 넘어가면서 40대 중반이 되면서 나도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상실감을 갖게 되고 세상과 분리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존재‘가 소중한 것이라고 배웠지만 어느 곳에서나 사람의 ‘쓸모’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많이 갖기 위해,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내 몸과 마음을 혹사시킨다. 누구보다 앞서기 위해서 애쓰는 것은 끝이 없다. 내 앞에 계속 나보다 잘난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난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

기독교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하며,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에는 양의 많고 적음이 없다. 각자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말이다. 마치 세상에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는 것처럼(쌍둥이도 조금씩 다르다)..
가정에서 누가 더 많은 역할을 한다고 나는 더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면 불화가 생길 것이다. 내게 맡겨진 역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며 때론 더 힘든 가족을 돕는다면 보기 좋은 가정이 되어가지 않을까?
나이가 들어가며 내 역할이 점점 작아질 때 설령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해도 후손들을 향한 축복을 할 수 있다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내가 느끼는 자화상이 건강하면 좋겠다. 내가 어떤 상황에 있어도 ’ 나는 존재만으로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 나는 죽을 때까지 내 마음은 성장한다.‘ ‘나는 아름다운 존재다.’..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려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총과 나의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나의 자화상을 일그러뜨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한 현실이 중력처럼 내가 거스르기 어렵게 느껴질지라도,
그럴 땐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실제로 수영을 하러 가도 좋겠다) 내 몸의 힘을 빼고 나 자신을 향해 작은 소리일지라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소리를 들으면 좋겠다.
그렇게 내 삶을 스스로 축복하면 좋겠다. 나 자신은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니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