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의 '빌드 업' 축구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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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이 옳았다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 이야기를 뉴스로 읽으면서 나는 왜 이제야 이분을 알았을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축구 선수들이 다른 운동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는 이유.. 우리나라와 차원이 다른게 있다.
기본적인 것(기초를 튼튼히 하고 확장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빌드 업은 우리나라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상황에 맞게 수비를 먼저 하고 역습하는 방식이 맞는다고 했다고 한다.

빌드 업을 이뤄가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가전 당시의 승리를 원했고, 벤투 감독은 월드컵을 바라보았다. 연습일 뿐이었다. 연습에서도 이기면 좋겠지만 과정에 있으므로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2002년 당시 히딩크 감독도 말했다고 한다. 당시 '오대영'으로 불렸지만 그는 "평가전에서의 승리를 원하느냐, 아니면 월드컵에서 이기길 바라느냐."라고 말이다.

단기적인 이익과 결과를 바라는 시야는 어떤 일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다.

지금 나의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증강 세계관 학교(온라인 전일제 대안학교)가 떠오른다. 집에서 수업을 하고, 수업이 없을 땐 놀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할 때가 있었다. 일반 학교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해 몸이 학교에 있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말이다. 하지만 정답이 있는 과정은 없다. 자기가 선택한 길을 성실하게 가면 되는 것이다.

빌드 업 축구라고 해도 선수들이 감독을 믿지 않고 성실하게 훈련하지 않았으면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축구에 열광하는 것과 잘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16강 진출이라는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결과를 위해 한숨도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선수들의 행동 때문이다.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어제는 트위터에서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와 손흥민 선수의 짤막한 영상들을 보았다. 아버지가 무서워 보였고, 어린 손흥민은 순하게만 보였다. 아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혹독하게 훈련시켜야 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나는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 하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손흥민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자신의 실력을 자신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도 사용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팀원들의 노력에 비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상처가 더 심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선수들 고생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은 괜찮다"라고 말했다.

나도 이제부터는 편한 삶보다 힘든 훈련의 삶을 선택하고 싶다.

내가 마음먹는다고 처음부터 잘 되진 않겠지만 내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과정이 삶이 될 것이기에..

아니, 벤투 감독이 선수들에게 마음가짐의 중요함을 말한 것처럼 '할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이다.

나도 하루하루가 훈련임을 받아들이겠다. 나의 자녀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강한 마음으로 훈련시키도록 하겠다. 좋은 결과를 얻는 못 얻든 그들의 성실함과 노력에 손뼉 쳐주고 포옹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돈과 명예를 얻는 성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증강 세계관 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자성지겸예협' (자발성, 성실함, 지속성, 겸손함, 예의, 협동)의 역량이 있어 스스로 자신에게 당당함을 갖는 사람이 되는 것을 바란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당연히 존중할 수 있고, 배려할 수 있고,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나, 나의 자녀들이 되길 꿈꾼다.

더 나아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 사람들과 움츠러들지 않고 대등하게 사귀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것이 한국을 세계로 넓혀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님이 유소년 축구단 아이들에게 말했던 것이 떠오른다.

"세계의 벽 절대 높지 않아. 할 수 있어. 한번 붙어봐야 될 것 아니야. 남자는 뭐? 자신감! 저질러보고 깨지고 패고 가슴만 뛰는 축구선수가 아니야. 가슴하고 내가 같이 뛰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