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염증이 생겨 치료하던 작은 어금니 치료를 오늘 마쳤다. 신경치료한 지 얼마 안 된 이빨이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진을 찍어보니 신경에 염증 ㅜㅜ
한 달 정도 신경치료를 하고 거의 마치려나보다 하는데..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 선생님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가 않다.
다시 신경치료가 시작되었다. 안 보이던 신경이 보인 것이다. 그곳에서 염증이 시작됐나 보다. 때문에 치료는 한 달 더 늘어났다. 하지만 새로운 신경을 모르고 씌워버렸다면.. 의사가 다음에도 발견을 못했다면.. 이를 뽑고 임플란트까지 가야 했을 것이다. 휴~ 다행이다.
2달 동안을 매주 치과로 출근해서 얻게 된 것을 떠올려본다. 내가 다니는 동네치과 선생님은 일본에서 공부를 해서 그럴까? 원래 성품이 그럴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셨다.
지난번 갔던 다른 치과에서는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임시치아를 붙이며 치아 밖으로 나온 접착제를 정확하게 떼어낸다고 내 잇몸에 상처를 냈었다. 그 아픈 기억 때문에 잘한다고 소문을 들어도 가기가 싫었다.
여기는 신경치료 기간에는 임시치아를 만들지 않았다. 처음에 보기엔 안 좋았지만 치료하러 갈 때마다 치료 부분만 막아놓은 재료만 빼면 되었다. 다시 붙이지 않아 잇몸도 상처 입지 않았다. 임시치아가 없어 한쪽으로만 먹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왜 치아를 안 해줘서 날 이렇게 힘들데 하나 원망도 했지만 원래 치료 중인 쪽을 사용 안 하는 게 내 이빨에 좋은 것이었다. 덕분에 살도 빠졌다.
신경치료가 모두 끝나고 씌울 이가 만들어질 때까지 사용할 임시치아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양쪽으로 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알았다. 먹지 않는 치아에는 막이 생겨서 이빨이 거칠어졌다. 음식물을 씹으면서 치아가 깨끗해지는 것이다. 물론 단 음식이나 인스턴트는 많이 씹어도 치아를 상하게 하지만, 웬만한 음식들은 씹으면서 치아를 씻겨주는 것 같다.
치아의 재료도 내가 가본 치과들은 환자와 상담하고 결정했었다. 사실 상담은 하지만 환자가 고르는 것은 여러 이유로 선택되지 않았다.
내가 다닌 치과는 재료도 의사 재량으로 만들어졌다. 의사가 최상의 것을 아는 것 아닌가! 모르는 것을 고민할 필요 없어서 좋았다.
치료 중에 치과 위생사님의 아이들 얘기도 들으며 입 벌리고 치료 중인데 말하기 힘들다고 투덜거렸지만, 입 벌리고 있기 때문에 대꾸하지 않고 듣는 법을 배웠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람들의 치아를 치료하며 보내는 시간들,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단함, 임시 치아를 만들며 “잘 만들었죠?” 하며 스스로 감탄했던 치위생사님의 순수함을 느꼈다.
오늘은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졌다.
손목을 살짝 덮는 셔츠가 따스한 느낌.
치료를 받으려 눕지만 얼굴 위로 느껴지는 따스하고도 두려운 치료의 손길.
치료를 다 마치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우린 날마다 양극 간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 감정들이 조화를 이루며 조금씩 성장해 가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신의 성품에 맞게 치아를 치료하며 피가 나는 것도 천성적으로나 훈련해서 담대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면 질병을 치료하는 삶을 살면 된다. 사람의 마음이 잘 보여 마음을 공감하고 느끼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며 살아가면 된다. 나도 ‘내가 하는 일들에 의미를 새기며 오늘도 자신 있게 살아가야겠다’ 고 다짐해본다.
여러 색을 가진 풍뎅이(?)가 사람의 여러 색깔의 마음을 증명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