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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있는 힘을 다하여 잔다 / 김기택 아기는 있는 힘을 다하여 잔다. 부드럽고 기름진 잠을 한순간도 흘리지 않는다. 젖처럼 깊이 빨아들인다. 옆에서 텔레비전이 노래 불러대고 아빠가 전화기에 붙어 회사 일을 한참 떠들어대도 아기의 잠은 조금도 움츠러들거나 다치지 않는다. 어둠속에서 수액을 퍼올리는 뿌리와 같이, 잠은 고요하지만 있는 힘을 다하여 움직인다. 아기는 간간이 이불을 걷어차거나, 깨어 울거나, 칭얼거리며 엄마 품을 파고든다. 그래도 엄마는 젖을 주거나 쉬를 누이지 않는다. 얼핏 깬 듯 보여도 실은 곤히 자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몽유병자처럼 허깨비 몸은 움직이지만, 잠은 한치도 흔들리거나 빈틈을 보이는 일이 없다. 남김없이 잠을 비운 아기가 아침 햇빛을 받아 환하게 깨어난다. 밤사이 훌쩍 자란 풀잎 같이 이불을 차고 일어난다. ..
최선의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홈패션'을 배운다. 홈패션 하면 나 어릴 적 엄마가 집안에 전자제품들 위에 레이스 달린 덮개들을 덮여 놓았던 것들이 생각난다. 재봉틀로 바느질하는 것을 배운다. 바느질을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무언가 만들고 싶은 게 있을 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 유튜브에 아무리 좋은 설명이 있다고 해도 직접 해서 배운 게 아니면 '이게 무슨 소린가?'라는 생각에 금방 포기해 버릴 수 있다. 그러나 작은 소품이라도 재단을 하고 연결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수하며 뜯고 박기를 반복해 가며 바느질을 배울 수 있다. 돈으로 사면되지 않나?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이런 과정에 재미를 못 느낀다면 사면된다. 살 수 있는데 사지 않고 만드는 일을 어떤 사람은 '자기만족'이라 말한다. 그런데 나는 자기만족이라기보다 하나를 만..
사귐 겉모습만 봐서는 모른다. 아니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아야 한다. 물건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그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상상하지 못할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그는 열심히 일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부를 사용하려고 했다. 그 웃음을 가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진정한 웃음이었다. 우울해 보인다는 말을 듣고 거울을 보고 웃기를 연습했다. 연습을 하며 진정한 웃음을 짓고 있다. 그 웃음은 5분 만에 사람의 마음을 열었다. 어정쩡하게 살고 있는 나를 돌아본다. 온몸이 들어가 같이 호흡하시는 분을 보며 마음의 긴장과 벽을 허물어본다. 긴장으로 얼굴과 몸이 굳어진 사람을 보았다. 그 이유는 상처였다. 그는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였지만, 사람들은 오해했다. 그 상처를 보게 되니 그를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