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벼르고 벼르던 ‘동전 입금하기 미션’을 수행하기로 했다.
아침 9시. 주거래 은행에 갔다. 코로나 사회적 3단계 안내문이 붙어있고 9시 반에 문을 연단다. 사회적 3단계 끝난지가 몇개월 흘렀는데ㅜㅜ고객을 사려깊게 생각하지 못한 은행측이 아쉬웠다. 은행 직원을 줄여 은행을 유지하려고 온라인뱅킹으로 고객들을 돌린다고 해도, 오프라인으로 볼 업무도 있는데.. 은행의 이익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30분을 기다릴까 하다가 근처 NH농협으로 갔다. 난 계좌는 있지만 사용은 잘 안했는데, 계좌번호만 있으면 가능하겠단 생각이 들어 농협으로 향했다. 사실 어르신이 많이 이용하는 은행이라는 편견으로 잘 사용을 안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어르신이 옆자리에 계셨고, 은행직원분은 고객의 건강까지 물어보며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나는 뻘쯤하게 동전을 내밀었다. 직원의 얼굴도 그리 반갑진 않았다. 나도 은행에서 일해봐서 알지만, 무거운 동전을 옮기고 입금해주는 일이 반갑진 않았다.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지 않은가? ㅋㅋ
동전을 가져간 지퍼백을 윗 부분만 들고 가셔서 비닐이 찢어질까 불안했는데…
설상가상으로 비닐이 찟어졌다. 와르르~~ 헐~~
7만원 가량 되는 동전이 아주 많진 않았서 그나마 다행이였지만, 그래도 동전이 널부려져있는 걸 보니.. 이걸 어쩌나.. 당황했다.
고객인 내가 은행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이상하지만, 그냥 보고 있을수만 없어서 들어가서 같이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주었다. 직원도 돕고 부지점장도 돕고 지점장도 도왔다.
직원: “제가 비닐 밑을 받쳤어야 하는데..”
나: “아니에요. 제가 비닐을 겹쳐서 가져왔어야 하는데..”
서로 탓하지 않고 훈훈한 말들이 오고가는 시간이였다. ㅋㅋ
무거운 동전을 세어주는 것도 고마운데, 바닥에 떨어진 먼지를 쓸어가며 동전까지 주어주는 직원들에게 고마웠다.
고마움에 내가 도울게 있을까 고민했다.
갑자기 통장에 연결된 카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났고, 전에 다자녀카드를 만들어 놓은 것을 은행 온김에 부활시키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 여쭤봤다.
직원: “ 체크카드를 만들려면 이천원 수수료가 나오는데, 다자녀 카드를 만들면 안나와요. 카카오톡 인증서 있으시죠? 등본 다운받아서 해드릴께요.”
농협안에 고객용 컴퓨터와 프린터가 구비돼있었다. 자녀 명의의 통장을 만들려고 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챙겨갔는데, “ 주민등록번호가 다 보여야 합니다” 하며 집에 돌아가 다시 뽑아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편리해졌다.
한방에 끝낼 수 있는 시스템. 그것도 직원이 직접 정부24에 들어가 입력해주었다. 그래서 온라인 업무가 어려우신 어르신들이 많이 찾나보다.
나의 등본을 보며 “아들이 넷이세요?” “저는 셋도 힘든데 대단하세요” 서로 인사말도 할 수 있었다. ㅋㅋ
편리함 NHpay 앱을 소개해주셨고, 앱을 깔며 권유자 이름에 직원분을 넣어드렸더니, “거의 권유자 이름은 다 지나치시는데, 감사해요.” 라고 말해주셨다.
사려깊다는 말은 ‘깊이 생각한다’는 뜻이다.
detail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섬세한 것은 자세히 깊이 보아야 한다. 작으니까 그럴 수 밖에 없다.
사려깊게 고객을 도와주고, 그 마음이 고객을 감동시켜서 내가 더 무엇을 해 드릴 수 없을까?란 마음을 일으킨다.
그래서 난 농협 주거래 고객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다자녀카드에 혜택도 많지만,
농협 상품을 이용할 때 직원의 따뜻함을 다시 생각하며
내 마음도 따뜻해지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