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 HK가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를 다녀왔다.
아침부터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 오후 4시 50분은 더위의 절정이었다. 찜통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랄까.
돌아오는 시간이 약속보다 늦을 수도 있는 일이고, 회비를 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7시간 이상 함께 있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전혀 미안해하실 필요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시간이 늘어날 때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밴드에 글을 쓰셨다.
드디어 도착! 우르르 아이들이 내렸다. 너무 더워서 빨리 차에 타서 에어컨을 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내려서 ‘놀아도 돼요?’물어보는 아이들(대단해!)
선생님이 뛰어가는 아이들을 부르시며 선생님이 줄 게 있다고 하시면서 기다리라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더워서 힘들었다. 선생님들은 더 힘드셨을 것이다.
잠시 후 솜사탕, 꼬북칩인절미, 도라에몽 추러스, 주스.. 등등이 가득 담긴 봉지를 하나씩 전달해 주셨다.
그 광경을 보니 뭉클했다. 옆에 분도 감동하셨는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셨다.
더운 날씨이고, 이미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기 때문에 바로 헤어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여름성경학교를 기획하실 때, 계획이 있으셨고 아무리 덥고 지쳐도 잊지 않으시고 아이들의 간식을 챙겨주셨다.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영성으로 이끄는 교육>에서 안젤름 그륀과 얀-우베 로게는 말한다.
영적•종교적 교육은 중요한 자극을 제공할 수 있다. (중략) 첫째, 아이들이 생각하는 신의 형상은 매우 이른 시기부터 형성된다. 이때 부모, 조부모, 유치원, 학교의 역할이 지대하다. 네덜란드 교육학자인 시몬 데 로스가 지적한 대로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아이가 떠올리는 신의 이미지는 사랑하고 보살피는 존재이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가 떠올리는 신의 이미지는 화를 내고 벌을 내리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신이나 종교에 대한 아이의 생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부모에게 존중받으며 모든 감정을 용인받는다고 느낄수록 신앙심이 굳건해지고, 자신의 영적인 힘에 대한 자각도 커진다.
둘째, 영적•종교적 교육은 함께하는 식사, 기도, 산책등의 의식으로 구체화된다. 그러므로 의식을 포기하게 되면 영성도 발현되기 힘들다. 끊임없는 의식의 반복은 곧 친밀함과 안전함의 표현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부모가 늘 자기 곁에 있다는 표현일 것이다. 또한 기도는 조건 없이 나를 지지해주는 더 높은 존재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p.159
교회에 대해 비판도 많고, 변화가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아이들의 영적•교육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많다. 아직 영적으로 성장하지 못해 흔들거리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도 이런 분들이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어 감동을 주신다.
아이들에게 선생님들의 사랑이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될까. 우리 아이가 부모뿐 아니라 교회에서 조건 없이 일하시는 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더 많은 아이들이 교회라는 곳에서 안전한 사랑을 받으며 자라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