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한 횟수를 이제 셀 수 없음~ 이미 친숙해졌기때문.
이젠 아침에 아~ 가기싫어!라는 마음은 세번정도 들고, ‘그냥 가보자’ 란 마음이 이기고 있다.
‘차 밀려.. 늦었으니까 가지말까. 짜증난다’라는 마음보다는 ‘늦어도.. 준비체조 끝나고 들어가면 어떠냐. 조금이라도 하자.’란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말로 시작 후 25분 뒤에 오시는 분도 계셨다.
수영 초급반은 수준이 처음 배우시는 분부터 중급을 앞두고 계시는 분까지 다양한 것 같다. 발차기가 잘 안되는 분이 앞으로 나아가는 걸 조금 기다리고 가야 할 때도 있다. 답답하다는 마음도 들지만, 천천히 기다려드린다.
‘이번달 안에 발차기 배울 수 있겠지.’ 라는 마음을 가진 분은
“빠지지 않고, 강습시간 외 자유수영을 나왔더니 지난 번보다 더 많이 앞으로 나가😊.” 라고 하신다.
자유수영은 수영을 수준급으로 잘하는 사람만 나올꺼라는 나의 편견이 깨어지는 순간이다^^;
수영을 처음 배우는 두 분이 대화를 나누시는데, 나도 껴본다.
나: “ 다리가 뜨는 느낌이 들 때 발을 저으면 잘 나가는 것 같아요.” 아는척하며..
대화는 벌써..
너2: “호캉스를 갔는데, 나만 수영을 못해. 그래서 배워볼라고 시작했어”
나: “아! 저도 아이들이 pool에서 수영하면 좋겠어서 가르치다가, 그거 보고 저도 하고 싶어서 배우게 됐어요.”
너1: “ 애가 몇 살인데?”
나: 큰 애가 고2, 막내가 초3이에요.” 간단하게 말해보려다가..”애가 넷이에요~” 말한다.
너1: “갑부네. 갑부야, 애들 과외 시켜달라고 안하면 시키지마. “
호구조사에 조언까지 해주신다^^
너1: “나는 다른 요일에는 탁구를 해서 자유수영이 어려워.”
너2: “나는 배드민턴을 10년 쳤는데, 지금은 안해. 운동을 좋아해.”
수영은 처음이시지만 다른 운동들을 수준급이신가보다. 잘난척했으면 챙피했을뻔했다. ㅍㅎㅎ
수다를 떨다가 수영 차례를 놓쳐 다른 사람의 손에 이끌려 수영을 하게 됐다.
이제 마흔이 넘으니 부끄럼은 자주 던져버리게 된다. 사교적이였던 중고등학교때 모습이 돌아오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얼마 전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수영다니고 바느질하느라 바빠서 연락을 못했어.”
그랬더니 엄마는,
“잘했다. 수영하고 수영하는 사람들이랑 밥도 먹고 그러고 살아라. 늙으면 서럽다.” 하신다.
‘하고 싶은대로 살아라’가 아니라 ‘할일을 하되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살아라’ 라는 말로 들린다. 그래야 나이가 들어서도, 죽음앞에서도 억울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막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2년동안 내 삶을 다지는 공부를 했고, 지금은 공부한 것들을 삶으로 경험하는 시간인것 같다. 주위에 일도 하고, 집안일도 하고, 아이도 잘키우는 수퍼우먼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그치만 그들도 단점이 있을거야~ 흐흐).
지금 나의 삶을 감사한다. 아침에 수영을 하고 나오는 느낌은 실로 에너지가 느껴지고,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비록 킥판을 이용한 수영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ㅋㅋ 이럴 때 누가 부럽겠나.. 세상 제일 행복하지~
다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하기보다 내 삶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가고 싶다. 그러다보면 나도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내가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그동안의 상처가 나의 마음을 닫게 만들었다 할지라도..
사람은 사람과 만날 때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상처의 시간이 빛나는 눈물이 되어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떨어지길 바란다. 그래서 그 사람 마음이 녹여지기를.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평범하지만 편안하게 소통하시는 분들의 여유를 배우고 싶다. 지금까지 배운것들을 버리고 하나씩 새롭게 배워가는 날들이 좋다!
자신이 무한한 가능성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생일대의 도전을 피할 생각은 하지 맙시다. 당당하게 이 과정을 계속하십시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실패해도 됩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으니까요…(중략)
또한 아이들에게 다른 이들의 소중함을, 다른 이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자신이 발전할 수 없음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이해할수록 더욱 넓은 사람이 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을 믿으라고 가르쳐줘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무서워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점점 더 높은 이 벽을 쌓고 점점 더 단단하게 문을 잠그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벽을 무너뜨리십시오! 우리는 사람을 다시 신뢰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물론 대단한 모험이지만 세상에 모험이 아닌 것이 어디 있습니까?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레오 버스카글리아, p.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