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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일기

3초만 기다려.

오늘 수영을 하면서 배운 것.

- 자유형을 하며 팔을 돌릴 때, 손바닥으로 물을 밀어내야 한다. 손바닥으로 나오지 않고 사선으로 나오면 물이 다 빠져 가라앉게 된다.

- 평형을 할 때, 발차기를 하고 3초 기다린다. 손을 모으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빨리 풀어버리면 앞으로 안나간다.
그리고 난후 얼굴을 내밀어 숨을 쉬고 손바닥으로 물을 밀어낸다. 발과 손을 따로 하는 동작이다.

이런 것들을 알게 된 것은 내가 잘못된 동작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했으면 인지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오늘 처음 본 얼굴, 오늘이 첫 수업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전에 접영까지 배워봐서 그런지 평형까지 잘 따라가신다. ㅎㅎ

출발선은 같지만 그분은 출발선 뒤에서 더 연습을 했던 것이다. 처음부터 잘하는게 아니다.



학교에서는 어떤가? 똑같이 처음 배우는데 잘하는 친구가 있고 노력요함이 필요한 친구가 있다. 억울한가?

사람은 모두 다른 것을 가지고 태어났다.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은 운동을 할 때 남들보다 뛰어날 것이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을 잘 하는 사람은 그런 일을 만났을 때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우린 모두 할 수 있지만, 가지고 있는 것이 달라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운동신경이 좋지 않지만 수영이 재밌다. 물이 좋다. 나는 남들보다 느려도 어차피 시간의 차이가 날 뿐이지 배우게 될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조바심을 내려놓는다.

그런데 몸은 마음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선생님은 날보고 “빨리 가려고 해요.” 라고 말한다. 나의 무의식속에서 빨리 정상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보다.

순서를 기다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앞서 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아. 저렇게 하는거구나.’를 배운다.

“평형 발차기를 하고 가든지 안가든지 3초는 가만히 있으세요. 그리고 손동작을 하세요.”선생님이 말씀하신다.

가만히 있어본다. 가라앉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동료분께 여쭤봤더 “평형도 앞으로 계속 나가는 게 아니라 가라앉았다가 밑으로 발차기를 하면 다시 뜨는거야.” 라고 말하신다.

운동은 정말 삶과 닮은 것 같다. 운동선수들을 보면 강인함이 느껴졌는데, 운동을 하며 겪은 수많은 좌절과 성공, 계속 연습을 하며 만들어진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 이 순간은 가라앉는 것 같고 나만 잘못된 것 같아 불안할때가 있지만 불안을 이겨내며 다시 발차기를 하는 것, 다시 내 동작을 교정해 보는 것, 그러면서 완성을 이루어가는 것 아닐까. 그래서 나중에 내가 걸어온 과정을 돌아봤을 때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 누구와 비교가 아닌 나와의 싸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
나도 꼭 될거라는 믿음.
그리고 ‘누구 나를 봐줄까?’라는 의심보다 나는 느끼지 못하지만 날 보고 코칭해주는 분들을 믿고 하루만큼씩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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