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수영장,
차례차례 순서를 기다려 선생님께 잠깐 코칭을 받는다. 코칭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25m를 발차기로 손으로 허우적거리며 고개를 들었나 내려놨다 한다. 다른 사람을 상관하지 않고 가르쳐준 대로 내 몸으로 레인을 헤엄쳐 가는 시간이 꼭 나만의 무대같이 느껴진다.
열흘 전에는 접영을 처음 배웠다. 태어나서 처음 웨이브라는 것을 해야 한다.
‘난 접영 하는 순서가 아직 안 오겠지?'
'그 순간이 늦게 오면 좋겠다..’ 생각했다.
나와 반대로 나와 진도가 비슷한 분의 눈빛은 반짝이고 있었다. 그분은 접영을 배우고 싶어 자유수영시간에 나와 연습했다고 하신다. 처음부터 완성적 자세로 앞으로 나가시는데 참 부러웠다.
내 차례가 왔다.
‘난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말할까?’
‘그냥 한번 해보자.'
'이 기회가 지나가면 언제 다시 올지 몰라’라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고 순서에 이끌려 나도 접영이라는 것을 배웠다.
난 실패였다.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한 자리에 머물고 거의 걸어가다시피 도착했다. ㅋㅋ
‘난 왜 이렇게 안되지? 역시 난 유연하지가 않아. 난 안될 거야’ 라는 생각이 피워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기서 뒷걸음칠 순 없었다.
‘연습하면 될거야’
‘난 저분보다 더 연습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지난주에 매일 수영을 했다.
우연히 보게 된 ‘접영 유튜브’를 섭렵하며..
드디어 오늘 수업시간.
고개를 더 넣으라는 지적을 한 번만 받았다. 잘한다는 칭찬은 못 받았지만 지적은 받지 않았다. 그리고 앞에 계시던 분이 나에게 연습하니까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기분이 좋았다.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지 않는구나’를 느꼈다.
수업을 마치고 60대 정도로 보이시는 같은 반 회원님이 나에게 말했다.
“저 칭찬해주세요! 킥판은 아직 못 놨지만 쉬지 않고 끝까지 왔어요,”
”물속에만 있어도 너무 좋아요.” 하셨다.
나는 지난주에 웨이브에 꽂혀서 웨이브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계속했고, 주방에서 밥을 하며 벽을 잡고 허리를 내려 인사하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수영장에 가서 실습을 하고 싶은 생각에 기대하며 내일을 기다렸다:)
즐거움도 잠시 오늘 밤엔 내 생각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결국 선택은 내가 해야 하는 거다.
비 오는 날 산책을 나갔는데 사람이 보이지 않아 다시 돌아갈까?하는 불안한 순간을 만났다.
조금 더 걸어가다 보니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이 나와 함께 가주지 않고 어떤 조언도 해주지 않는다. 그냥 그 사람들이 있어서 가고 싶은 길을 걸어간다. 걸어가며 좋은 음악을 만나고 글 쓰고 싶은 마음에 개울가에 앉아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내 선택이 모두 옳을 수 없다. 다시 되돌아가야 할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실수 안 하려 하지 말고 나의 선택을 믿고 앞으로 나가보자. 함께 걷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서로 갈림길에서 헤어지더라도 또 다른 인연을 만날 것이다. 삶의 노래를 부를 날이 있을 것이다.
노래를 듣고 따라 하며
즐겁게
걱정 내려놓고 살아갈 테다!